8월20일 늦은 밤

PUBLISHED 2008/08/2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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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조금 넘게 잠이 들어 폰에 메일이 오는 소리에 눈을 뜨니
고작 11시반이였다.

난 더 자야 해.
일어나서 할것도 없고.
그러고보니 통장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려면 도장을 파야하고.
21세기에 도장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은행에선 자꾸 도장을 파게하지?
그래도 돈 빼내려 신쥬쿠까지 왔다갔다 하는 차비 생각하면 이쪽이 싸긴 하다.

같은 생각을 두세번 정도 굴린 뒤.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아직 한낮. 졸립지도 않은데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뜨니 아직 밝아서, 다시 눈을 감았다.

잠이 찾아오는 주기가 마치 전철 같다고 생각했다.
신쥬쿠에 갈적마다 타는 급행처럼, 한참을 가는구나 싶다보면 어느새 역이 나오고 문이 닫히면 또 그저.한참을 가는. 그런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눈을 뜰때마다 또 한 역에 도착했구나.싶었고.다시 가자.싶은 마음에 눈을 감으면 언제 눈을 떴냐는듯 가볍게 잠이 들었다.

난 아직도 헤어져야 하나 말아야하나를 일기장 두 페이지를 할애해가며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미 헤어진 얘기가 되어있었고, 한국에 돌아와 달라는데, 돌아가면 내가 힘들것 같고, 그래도 예의를 생각하면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은 실감이 안나서 그저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이제 너랑 완전 타인이 된다는걸 감당하기 힘들어지는데.
얼굴 보고 나면 또 얼마나 미련스럽게 질척거릴지.
무섭다.

2년동안 몇번이나 헤어지려고 했던 그 사람이랑도.
정작 얼굴 한번 보고 밥 한번 먹고 나면,
그 참을 수 없던 상대방의 집착이나,
쌓아뒀던 묵은 감정들도 언제 생각이나 했냐는듯 숨어버리곤 했는데.

그러니 너랑은 얼마나 더하겠어.

참 허무한것 같다.
1년이든 2년이든 그렇게 정답고 많은 추억이 있어도, 끝나고나면 남남이라니.

8월20일 새벽

PUBLISHED 2008/08/2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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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계속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졸리고 피곤해서 죽을것 같은데,
이 앙다물고 반쯤 넋나가있는 정신을 겨우 붙잡고는 미친듯이 대합주를 한다.드럼 피아노 베이스 기타 정신없이 두드리고 두드려도,머릿속을 지나가는 생각들이 도무지 정리가 안되서 아롱다리.어지럽기만 하다.어쩌라고.

알바를 5시부터 11시까지 6시간동안 뛰고 집에 돌아와, 룸메인J에게 너 눈밑이 꺼매.라는 소리를 듣고는 휘청휘청 컴퓨터를 켰다. 하고싶은게 있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해야 할 말이 있는데 못하겠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미 내려져 있고. 3시까지 나랑은 별 상관도 없는 사람의 글을 내리 읽어 내려가다, 아, 몸에서 오늘 가게에서 구운 꼬치 냄새나.싶어 비척비척.샤워를 했다.물을 틀어놓고 멍하니 같은 생각을 또하고 또하고, 같은 단어를 곱씹고 곱씹다가.나와서.자야지 하고 침대에 누워, 밀려드는 생각을 삼키려 DS를 들었더니 7시 8분인 현재.눈 밑은 더더 까맣고 피곤하다 지쳐 잠도 안오는 상태.

식욕도 없어 뭘 먹어도 맛있지도 않은데, 요리를 해야지.오기를 부려서는 소면이랑 부타동타래랑,돼지고기 깍둑썬거 사다 놨는데,쳐다도 보기 싫다. 애초에 외식이 태반인 객지생활에 뭔가 만들겠다고 사다 놓으면, 일주일 지나서 아.샀었구나.싶은적도 태반이고. 만들어보면,이거 만드느라 드는 시간과 돈 생각하면 사서 먹는게 더 낫네.싶다보니 요리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래저래 부담이다.

뭐 이렇게 네거티브하고 후회할거 걱정하고.이러저러.찌질한지 모르겠다.


알바하는 곳에서 뒷모습이랑 유니폼 합쳐진건 공유같은데, 앞모습은 화산고의 제일키큰개그맨이랑 꼭 닮은 오쿠노상 왈,
이리저리 쓸데없이 생각 깊게해서 괜히 긴장하지 말고. 그냥 해버려.해버려서 실수하면 고치면 되고.그 다음엔 뭘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지 저절로 알게 되니까.실수해버려 그냥.
이래는데.

그러게요.
일단 저지르긴 했는데, 실순지 아닌지, 당장 모르겠는데 어떡하죠.
아마 영영 모를수도 있고.

미래에 같이 하게 될지 어떨지 어떻게 알아. 난 아직21살이고, 기분은봄날꽃가루처럼 이리저리 날라다니고, 후회와 잘했다는 생각이 10분마다 교차해서 미친년 널뛰기처럼 멈추지를 않는데.

소처럼 미련하다고 비웃음 당해도 좋으니까 한사람만 쭉 좋아하다,
꽃처럼 지고 싶다.